buttxr
2017. 3. 2. 23:41
당신을 원하지 않기로 한 바로 그 순간 나는 떠돌이가 돼
그것을 놓았는데 다른 무얼 원할까 그 무엇도 가지기가 싫은 나의 빈손,
잊자 잊자 혀를 깨물며 눈을 감고 돌아눕기를 밥 먹듯,
벌집처럼 조밀하던 기억의 격자는 끝내 허물어져 뜬구름,
이것이 내가 원하던 바로 그것이긴 한데 다시 생각해보면
어떻게 이렇게 잊혀지고 말 수가 있을까 바로 그 때문에 슬픔은 해구보다 더 깊어져
나는 내 빈손을 바라보다 지문처럼 휘도는 소용돌이 따라 망각의 우물로
더 깊이 잠수하며 중얼거려 잊자 잊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