글귀

류시화, 자살

buttxr 2017. 4. 28. 23:46

눈을 깜박이는 것마저

숨을 쉬는 것마저

힘들 때가 있었다


때로 저모눈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

자살을 꿈꾸곤 했다


한때는 내가 나를 버리는 것이

내가 남을 버리는 것보다

덜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


나무가 흙 위에 쓰러지듯

그렇게 쓰러지고 싶었다


그러나 나는

아직 당신 앞에

한 그루 나무처럼 서 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