글귀

황인찬, 산물

buttxr 2017. 5. 4. 00:01

겨울 뒷산에 사촌들과 놀러갔다

지방의 겨울은 무료하니까


머지않아 모두 하얗게 질려 있었다

마음이 여린 이는 울기도 했다


누가 알았겠느냐고

빨리 잊자고


겨울 뒷산에 사촌들과 땅을 팠다

흙 대신 눈이 쌓이고 있었다


몇 년 뒤 가보니 작은 연못이 생겨 있었다

들여다봐도 보이는 것은 없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