네게로 쏟아지는 햇빛 두어 평

태양의 어느 한 주소에

너를 위해 불 밝힌 자리가 있다는 것


처음부터 오직 너만을 위해

아침 꽃 찬찬히 둘러본 뒤

있는 힘껏 달려온 빛의 힘살들이 있다는 것


오직 너만을 위해

처음부터 준비된 기도가 있다는 것


너를 위해 왔다가

그냥 죽어주는 마음이 있다는 것


하느님이 준비한

처음의 눈빛이 있다는 것


그러니 너도 그 햇빛

남김없이 더불어 다 흐느껴 살다 가기를


이승에서 너의 일이란


그저 그 기도를 살아내는 일

그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

햇빛처럼 남기없이 피어나

세상의 한두 평 기슭에 두 손 내미는 일

착하게 어루만지는 일

더불어 따스해지는 일

네가 가진

빛의 순수와 열망을 베푸는 일

스스로를 용서하는 일

나, 라고

처음으로 불러주는 일


세상에 너만 남겨져

혼자서 아프라고 햇빛 비추는 것 아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