당신을

누가 한 번도 부르지 않은 이름으로 부르고 싶다


일상(日常)의 가식을 벗고

당신의 둘레에서


나 하나만 부를 수 있는

당신의 이름을 지어 놓고


당신이 부르면 대답할 수 있는 자리쯤에

떨리는 마음으로 서 있다가


당신을 이름하여

불리어진 이름들이 모두 지워지고


나의 침묵이

당신을 위한 언어로 바로 서는 순간


수줍은 모습으로

당신 앞에 다가가


나는 당신을

누가 한 번도 부르지 않은 이름으로 부르고 싶다